본문 바로가기
독서리뷰

2024 리딩코리아 선정 도서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독서 리뷰

by 호수의백조 2024. 11. 11.
반응형

 

우연히 유튜브 'CJB 청주방송' 채널에서 하는 2024 리딩코리아라는 콘텐츠를 보게 되었습니다.

이금희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 패널로는 정재승 교수, 박혜진 문학평론가, 노명우 교수, 김겨울 작가, 이권우 도서평론가 등이 참여하여 서로 추천한 책에 대해 설명하고 각자 읽은 소감에 대해서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더라고요. 아마 2022년부터 기획해서 매 년 진행하고 있는 대한민국 독서캠페인 중 하나인 것 같은데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어 이 프로그램에서 추천해 준 책만 봐도 어느 정도 검증된 책이라는 점에서 재미와 감동 그리고 세상 공부 등 다양한 장점들을 취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추천 도서를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2024년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좋은 책은 언제 봐도 좋기에 늦게나마 이렇게 공유해 봅니다.

2024 리딩코리아 대한민국 독서캠페인 추천 도서

- 조선이 만난 아인슈타인_민태기 

- 어른을 키우는 어른을 위한 심리학_하지현

- 탐독가들_박수밀

-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_김승섭

- 김원익의 그리스 신화_김원익

- 나의 이상하고 평범한 부동산 가족_미민지

- 일인칭 가난_안온

- 우리가 겨울을 지나온 방식_문미순

- 각각의 계절_권여선

- 깻잎 투쟁기_우춘희

- 가족을 구성할 권리_김순남

 

이 프로그램에서 추천한 약 10권이 넘는 책 중 가장 먼저 선택하게 된 책은 오늘 리뷰 할 바로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입니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결과적으로 이 책이 제게 와줘서 얼마나 다행인지. 타인에 대한 사회적인 인지감수성을 조금 더 말랑하게 만들어주는 이 책을 만나 아프면서도 만족스러운 독서를 하며 이 책을 만나 감사했습니다. 결과적으로 2024년 읽은 책 들 중에 손에 꼽을 만큼 좋았던 책이기도 합니다. 김승섭교수님의 책은 이 번 책이 처음이었는데 이 전작들도 얼마나 좋을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깊이 있는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시간이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우선 책을 펼치고, 초반의 저자 약력 소개를 보며 힘들게 의과대학에 들어가서 이런 응달의 학문에 연구하는 길로 오기까지 얼마나 힘든 결정의 시기가 많았을까? 생각하며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들어가며'에서부터 가슴이 턱 막히며, 김승섭교수님이 그런 결정을 하기까지 얼마나 인간을 가여워하는지 느껴져서 가슴이 먹먹하기도 했습니다.

 

차례

1. 차별은 공기처럼 존재한다.

2. 지워진 존재, 응답받지 못하는 고통

3. 한국 사회의 '주삿바늘'은 무엇인가

4. 우리의 삶은 당신의 상상보다 복잡하다

 

그렇게 시작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책을 읽으며 정말 많은 문장들에 가슴이 울리고, 눈가도 촉촉해지고, 반성도 하는 등 많은 감정을 느꼈습니다. 그렇게 제 마음에 와닿았던 수많은 문장들 중 몇 가지를 소개해 봅니다.

 

이들은 언제 맞닥뜨릴지 모르는 차별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차별을 받을 수 있는 상황으로 들어가는 것 자체를 포기하고 있다. 이들의 몸을 망가뜨리는 차별은 공기처럼 눈에 보이지 않지만 항상 함께 존재하며 몸을 긴장시킨다. (7%)

 

같은 나라, 같은 시대를 같은 나이와 같은 성별로 살더라도 사람마다 다른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10%)

 

자신이 가해자일 수 있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 ‘정의로운’ 사람들이 모인 ‘합리적인’ 사회만이 누군가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릴 수 있지요. 한 사회가 표준이라고 여기던 몸은 항상 기득권의 것이었습니다. 스스로의 존재를 의심할 필요가 없던 기득권은 소수자의 몸을 두고 매번 인간의 자격을 따져 물었지요. (15%)

 

사회적 약자들의 싸움에 연대하면서 깨달은 바가 있다.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이유로 당사자들의 투쟁을 함부로 평가절하해서는 안 된다. 연구자는 이미 존재하는 사실관계에 따라서, 그 데이터에 기반해 세상을 이해한다. 그런 합리성은 종종 보수적인 현실 인식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역사는 주어진 조건을 받아들인 사람들이 아니라, 현실의 질서에 도전하며 판에 균열을 만들어 낸 이들이 열어왔다. (33%)

 

진화의 힘은 옳고 그름에 대한 가치판단을 하지 않습니다. 오직 생명체의 생존과 번식 가능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동하지요. 한 사회가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켰다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목숨이 계속 부당하게 죽어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살아남은 목격자’인 우리는 계속 질문해야 합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고롱고사’는 어디인지,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은 ‘상아 없는 코끼리’는 누구인지, 이 부조리한 생존경쟁에서 이득을 취하고 있는 밀렵꾼은 누구인지 말입니다. (43%)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낳지 않는다. 세상은 복잡하다. 사회문제 해결은 그 복잡함을 받아들이는 데에서 시작한다. 복잡하게 얽힌 매듭을 푸는 대신, 큰 칼을 휘둘러 자르는 것은 칼을 휘두른 이를 영웅처럼 보이게 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 영웅적 결정은 종종 상황을 악화시킨다.  (49%)

 

사람들이 타인의 고통에 무심하다는 것이 실제로는 그렇게 놀랍지 않고, 오히려 당연하다는 걸 전제로 할 필요가 있어요. 그러지 않으면 자꾸 실망하게 되고 세상을 경멸하게 되는 것 같아요. (94%)

 

차별받는 다양한 소수자들에 대해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해 눈을 뜨게 해 주는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모두 이 모든 상황들이 한순간에 바뀔 수도 없고, 그렇게 기대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러나 지금껏 사회가 그렇게 발전해 왔듯이 조금씩, 그리고 아주 천천히, 서서히 밝아지겠죠. 우리가 할 수 없다면 그다음 세대가 바통을 이어받아서 이어 달리기처럼 세상이 바뀌어 갈 거라는 책 속의 메시지처럼 그렇게 한 걸음 나아갈 거라는 걸 기대하며 저도 조금씩 제 안의 생각과 행동들을 바꿔가보겠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