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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리뷰

2023_24. 김이나 에세이 "보통의 언어들" 독서 리뷰

by 호수의백조 2023.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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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노력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제가 되고 싶은 소망으로 마음속에 간직한 꿈들 중 한 가지, 바로 작사가입니다. 가요를 들을 땐 가사를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가사가 좋은 노래들을 찾아서 듣는 편인 저는 작사가도 누구인지 찾아보기도 하는데요. 싱어송라이터인 가수들이 작사까지 잘하는 경우들도 많지만 전문 작사가들도 많죠. 그중 작사 외의 다른 활동도 많이 하면서 대중들에게 가장 알려져 있는 작사가인 김이나 작사가의 책을 처음 읽게 되었습니다. 작사가는 시인과도 비슷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세상을 어떤 눈으로 바라보는지가 궁금해서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손꼽히는 대중 작사가 김이나의 생각을 짧게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작사가 김이나

1979년 출생인 김이나 작사가는 현재 미스틱스토리 소속의 작사가 겸 방송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3년 작사가 활동을 시작하여 2014년에는 작사가 저작권료 수입 1위를 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대중적인 성공을 거둔 곡들로는 드라마 궁 OST 'Perhaps Love(사랑인가요)', 브라운아이드걸스의 'LOVE', '어쩌다', '아브라카다브라', 김범수가 부른 드라마 시크릿가든 OST '나타나', 아이유의 '잔소리', '좋은 날', 이선희의 '그중에 그대를 만나' 등이 있습니다.

 

마음에 들어온 문장들

 

내가 '좋다'는 마음을 귀하게 보는 데는 이 감정이 가진 실시간성과 일상적임에 있다. 우리가 '좋다'는 말을 언제 하는지 떠올려보면 실시간성이라는 말이 무언지 이해가 갈 것이다. 친구랑 공원에 앉아 기분 좋은 바람을 맞을 때, 마음에 쏙 드는 카페에 앉아 수다를 떨다 문득 뱉게 되는 말. '좋다!' _14p

 

그런 이들의 "걔는 이해가 안 가"라는 말을 벌거벗기면 결국 그 말은 '걔는 잘못됐어' 또는 '걔는 이상한 애야'라는 의미더란 말이다. 그걸 느끼고 난 후부터 입버릇처럼 이 말을 하는 사람을 계속해서 자신의 비좁은 경험치나 견해를 고백하는 걸로 보이기 시작했다. _46p

이 문장은 개인적으로 너무 공감했던 포인트. 웬만하면 최대한 다 이해하고 넘어가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앞으로는 더욱 주의해야겠다는 생각과 다짐을 다시 한번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하는 말과 행동이 전파를 타며 댓글로 피드백을 조금 받아보니, 악플이란 건 잠복균 같은 거지, 즉발성 타격을 주는 게 아니란 걸 알았다. 평소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같다. 코웃음 치며 넘길 말들이고, 어쩔 때는 웃으며 즐기기까지 한다. 그러나 문제는,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내가 하염없이 작아지는 밤에 일어난다._56p

 

기억은 틀릴 수가 있다. 이소라의 <바람이 분다>중 '사랑은 다르게 적힌다'라는 가사는 기억의 속성을 잘 활용한, 거의 명언과 같은 표현이다. 반면에 추억은 틀릴 가능성이 없다. 이미 내가 어떻게 저장하기로 한, 나의 감정이 적극적으로 개입된 결과이기 때문이다._114p

2004년 겨울, 12월에 이소라의 새 앨범이 발매되고 구입하자마자 버스에서 CD플레이어로 이 노래를 들으며 갔던 기억, 그리고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라는 가사를 듣고 속으로 경악하며 그녀의 감성에 감동했던 잊지 못할 그날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이 가사는 워낙 유명하고 예쁜 노랫말로 상을 받았던 기억도 있으니 많은 분들이 좋아하고 공감하시겠지만 처음 들었을 때의 그 충격이 저는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수많은 무안한 순간들에도 불구하고, 내면의 유난스러움을 지켜준 나에게 새삼 고맙다. 보통 유난스러운 게 아닌 덕이었는지, 수치심에 취약한 나임에도 불구하고 꺾이질 않았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그런 나의 성향이 결국, 작사가가 되는 데 큰 몫을 했을 테니 말이다. 생각건대, 유난스럽다고 지적받은 적이 있다면 그 부분이 바로 당신을 빛나게 해 줄 무언가일 것이다.

그러니 유난스러운 자들이여, 온 힘을 다해 스스로의 특별함을 지키자._133p

 

저는 낭만이란 단어가 뭔가 질감이 굉장히 예전 것이어서 '아무도 가지 않는 다방' 같은 낡은 단어로 여겨져서 속상했었어요. 근데 낭만은 내 감정에 충실하고 내 행복에 더 충실한 단어예요. '세상이 보기에 어떻고 나의 역할은 이래야 하고' 이런 거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워져서 나만의 세상을 그려나가라는 의미더라고요. 문득문득 환기하지 않으면, '이 단어의 원래 뜻이 뭐였지?' 하게 되는 너무나 좋은 단어들이 있어요. 낭만 또한 그런 단어인 거 같습니다._225p

제가 참 좋아하는 단어예요. '낭만' 저와 결이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구분하는 단어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낭만'이라는 단어를 대하는 태도를 보면 저와 잘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살짝 파악해 볼 수 있더라고요.

 

 

직업적인 특성 상 그녀는 단어나 감정표현에 역시 관심이 많고 유심히 들여다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 노력들이 그녀를 최고의 작사가로 만들어 준 것이겠지요. 세상을 알아가는 다양한 방법과 관점들이 있겠지만 단순히 지식적인 세상의 배움도 있고 이렇게 감정적으로 풍요를 누릴 수 있는 방법들도 다양히 경험해 보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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