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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리뷰

2023_13. 물리학자 김상욱이 바라본 우주와 세계 그리고 우리 "떨림과 울림" 독서 리뷰

by 호수의백조 2023. 7.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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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의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시리즈를 통해 알게 된 김상욱교수의 책을 처음으로 접했습니다.

과학이야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들을 다정하게 전달해 주시는 모습에 호감을 가지고 있던 터라 책에서도 그 느낌을 기대하며 책을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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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분주한 존재들 - 138억 년 전 그날 이후, 우리는 우리가 되었다.

138억 년 전 처음으로 반짝이던 빛, 우주는 시공간이라는 무대 위에서 자연법칙이라는 대본에 따라 물질이라는 배우가 연기하는 연극이라는  김상욱교수의 표현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과학은 작년부터 관심을 가지고 다양한 책을 읽어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매번 새롭습니다. 또한 이 책에서 처음 듣게 되는 내용이 있었는데요. 은하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별의 회전속도가 작아져야 하는데 관측 결과 속도가 거의 변하지 않았고, 이 결과를 두고 감히 뉴턴의 중력이론이 틀리다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아직 우리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다고 과학자들끼리 합의를 했다는 얘기는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객관적 사실과 그 사실을 중시하는 과학자들이 아직 밝혀내지 못한 그 무언가의 존재를 인지는 하지만 설명할 수 없는 현재 상태를 공유하고 합의했다는 것. 아직 우리가 모르는 암흑물질들이 많기 때문에 중력이론을 거스르는 결과에 영향을 주는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언제쯤 누군가가 나서서 그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을지, 내가 그 현장을 바라보지 못할 가능성이 클 것 같지만 우주에 대한 연구는 이렇게 오랜 시간을 두고 수많은 과학자들이 서로의 연구를 공유하고 이어가며 인류가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는 것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인간의 탄생과 죽음은 단지 원자들이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건조한 과학자의 시선이 낭만이나 감정은 배제한 채 사실만을 추구하는 과학자다운 해석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2부 시간을 산다는 것, 공간을 본다는 것 - 세계를 해석하는 일에 관하여

물리라는 것은 머리에 박히듯 쏘고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어렴풋이 어떤 것인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드는 학문인 것 같습니다. 단지 정말 너무 어렴풋할 뿐. 최근 몇 년 사이에 과학에 흥미를 갖고 책을 읽으며 문/이과를 선택했을 당시 이과를 선택했더라면 나는 현재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궁금해하는 마음이 가끔 있었습니다. 이과라고 딱히 잘하지는 못했겠다는 생각을 하며 지금처럼 대중과학을 이해하는 정도로 즐길 수 있는 게 어디냐 생각하며 만족했습니다. 이 챕터에서 양자역학이 언급되었고, '양자역학은 역시 이해하는 학문이 아니구나' 하는 감상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리처드 파인만의 "양자역학을 완전히 이해한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라는 유명한 말만이 유일하게 저를 위로해 주는 느낌이었네요.

 

3부 관계에 대하여 - 힘들이 경합하는 세계

전자기력은 상대가 있어야 생기는 힘입니다. 그래서 김상욱교수는 관계와 연관지어 전자기력을 풀어서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과학이 기술을 쫓아갈 수 없다는 얘기를 이번 챕터에서 조금 이해했습니다. 전자기현상을 이해하기도 전에 전기가 산업에 적용되었다니, 19세기에도 이미 과학과 기술의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면 21세기 현재는 그 간극이 얼마나 될지, 인간의 존재란 역시 참 위대하고 대단한 반면 무섭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현대 문명의 모습을 결정한 '맥스웰 방정식'. 전기모터의 작동방식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문과생의 놀라운 발전이랄까. 그런데 이 전기의 원리를 발견해 준 '마이클 패러데이'는 왜 뉴턴이나 아인슈타인만큼 유명해지지 못한 것일까? 기술이 먼저 앞서갔기 때문일까? 전자기장의 위치와 크기를 알게 해 준 맥스웰 방정식을 정리하여 현대 문명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들었다는 맥스웰 또한 마찬가지. 하늘에서 조금은 섭섭해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창발주의'. 환원주의와 대립되는 개념으로 언급되는데,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크지만 부분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는 마지막 문장으로 환원과 창발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환원주의, 창발주의 모두 각자의 입장만 옳다고 주장할 것이 아니라 환원주의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 창발주의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 있고 서로 도와야 답을 찾을 수 있는 것들도 있으리라. 

 

4부 우주는 떨림과 울림 - 과학의 언어로 세계를 읽는 법

우주의 존재와 인간이라는 존재의 경이로움을 느끼는 챕터였던 것 같습니다.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고 상상의 산물을 믿으며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우주를 꿈꾸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화의 산물로 인간이 나타난 것에는 어떤 목적이 있을까? 공룡이 멸종한 것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진화에 목적이나 의미는 없다. 의미나 가치는 인간이 만든 상상의 산물이다. 우주에 인간이 생각하는 그런 의미는 없다. 그렇지만 인간은 의미 없는 우주에 의미를 부여하고 사는 존재다. 비록 그 의미라는 것이 상상의 산물에 불과할지라도 그렇게 사는 게 인간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게 인간이다. 인간은 자신이 만든 상상의 체계 속에서 자신이 만든 행복이라는 상상을 누리며 의미 없는 우주를 행복하게 산다. 그래서 우주보다 인간이 경이롭다."

 

내 마음에 들어온 다른 문장을

 

● 우주에 의도가 있다고 하면 모든 과학적 난제가 일거에 해결된다. 우주는 왜 생겨났나? 신의 의도 때문이다. 인간은 왜 존재하나? 신이 원해서다. 고온초전도현상은 왜 존재하나? 신이 그런 현상이 있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실제 많은 문명이 이런 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문제에 답을 해왔다. 우리도 뭔가 이해 안 되는 일이 벌어지면 하늘의 뜻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서양의 근대화가이 특별한 것은 바로 신의 의도를 제거하고 세상을 이해하려 시도했다는 점이다.

 

● 전하가 있으면 그 주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전기장이 펼쳐진다. 중력도 마찬가지다. 질량을 가진 물체 주위에는 중력장이 펼쳐진다. 전기장을 흔들면 전자기파가 생기듯, 중력장을 흔들면 중력파가 발생한다. 우주에 빈 공간은 없다. 존재가 있으면 그 주변은 장으로 충만해진다. 존재가 진동하면 주변에는 장의 파동이 만들어지며, 존재의 떨림을 우주 구석구석까지 빛의 속도로 전달한다. 이렇게 온 우주는 서로 연결되어 속삭임을 주고받는다. 이렇게 힘은 관계가 된다.

 

● 과학에 대한 관심이 우리 사회를 보다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만드는 기초가 되길 기원한다.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태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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