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기업의 영속성을 가정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향후 약 50년 이상의 미래를 바라보고 추정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50년 이상의 미래의 추정재무제표를 작성하고 FCF를 추정한다는 것은 신뢰성이 많이 떨어지는 일입니다. 기업의 내부 정보를 이용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추정기간이 길어질수록 추정치와 그 실제 실적의 괴리는 상당히 커집니다. 결국 50년 이상의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입니다. 그래서 이런 오류를 피하고자 나온 개념이 바로 잔존가치입니다.
영구성장률을 활용한 잔존가치 추정
잔존가치를 구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시장배수를 통해 계산하는 방법과 영구성장률을 이용해 계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영구성장률을 이용해 계산하는 방식은 살펴보겠습니다.
TV = FCF / (WACC - g)
잔존가치(TV, Terminal Value)는 FCF가 영구적으로 성장한다고 가정하고 그 성장율을 할인율에 차감하여 무한등비급수의 합을 이용하여 계산할 수 있습니다. 이 잔존가치를 구할 때 가장 중요한 변수는 바로 g, FCF의 성장률입니다. 이 성장률은 WACC보다는 작은 값이어야 합니다. 만약 FCF의 성장률이 WACC보다 크다면 분모의 값이 음수가 되기 때문에 잔존가치 역시 마이너스가 되고 경제적으로 의미가 없습니다. FCF의 성장률은 '유보율(1-배당성향) × ROE'로 구할 수 있습니다.
이 공식 외에 해당 기업이 속한 산업의 장기성장률이나 해당 국가의 장기성장률을 통해 구할 수도 있습니다. 장기성장률이라는 개념은 그 성장률이 지속 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장기적으로 모든 산업의 성장률은 해당 국가의 GDP 성장률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해당 산업의 장기성장률이 국가의 GDP 성장률보다 높은 산업에서는 항상 신규 기업이 새로이 진입할 수 있습니다. 장기로 가면 진입 장벽은 거의 없어집니다. 시간이 충분하다면 새로운 경쟁자들이 준비할 수 있는 시간 또한 충분하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낮아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잔존가치를 구할 때 사용하는 영구성장률의 수치에 따라 결과값이 상당한 차이를 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무에서는 가치평가를 하는 목적에 따라 영구성장률을 다르게 사용합니다. 기업의 인수합병에서는 매도자 입장에서 최대한 비싼 가격으로 매도하기 위해 3% 정도의 영구성장률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매수자의 입장에서는 최대한 저렴하게 매수하기 위해 0%의 영구성장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 어떤 값을 영구성장률로 사용해야 하는지 객관적인 공식이나 법칙이 없습니다. 영구성장률 방식으로 잔존가치를 구할 때는 영구성장률의 선택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정도입니다.
상대가치 평가법을 활용한 잔존가치 추정
'FCF 추정의 마지막 연도에 해당 기업을 매각한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 그 마지막 FCF를 기준으로 시장 배수법을 이용하여 잔존가치를 추정할 수 있습니다. 시장배수를 이용하여 잔존가치를 구할 경우 EV/EBITDA 배수를 주로 사용합니다.
영구성장률을 활용한 잔존가치와 EV/EBITDA 같은 시장배수를 활용한 잔존가치를 계산할 때 평가자의 선호도에 따라 잔존가치를 계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영구성장률을 활용한 방법이 다소 높은 가치가 나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꼭 한 가지 방법만 고수할 필요는 없습니다. 두 가지 방법을 모두 활용하면서 평가하려는 기업의 가치 최댓값과 최솟값의 범위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가치평가의 목적이 M&A에 있다면 EV/EBITDA 배수를 사용할 때 유사기업의 배수를 그대로 사용하기보다 유사한 다른 기업들이 M&A를 했을 때 실제 사용한 거래배수를 사용하여 잔존가치를 구해볼 수도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로 나타나는 가격대 안에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움직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EV에서 채권자 지분을 제외하고 주주의 지분가치만을 계산하여 주식의 가격을 결정해볼 수 있습니다. EV에서 순부채(차입금 총액 - 기말 현금보유액)를 차감하여 채권자의 지분을 제외합니다. 주주는 기업의 현금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에서 보유한 현금으로 채권자에게 채권 일부를 상환하고 나머지 채권자 지분을 EV에서 차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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